두 교황(The two popes, 2019)

2020. 2. 8. 15:00이탈리아 이야기

2014년 3월 제 266대 교황으로 역사에 등장한 프란치스코 교황

3년동안 바티칸 투어를 진행하면서 단 한번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반면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투어중에 별로 언급하지 않았고 그의 이름이 내 입에서 나오는 이유는 현 교황님의 행보와 비교할 때 뿐이었던 것 같다.

두 교황, 영화를 보면서 어찌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내 흘렸던 눈물은 부끄러움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의 눈물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아름답다고 표현할만한 두 교황님의 대화.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겸손과 낮춤을 진정으로 실천하며 살 수 있는가?

둘의 대화로 이루어진 영화를 보는 내내 두 교황님처럼 자만과 허영을 버리고 낮아질 수 있는 용기를 조금이라도 내 속에 지니며 앞으로 살아갈 수 있길 간절하게 바랐다.

영화 시작점인 비행기 티켓 예매 씬을 보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에 관한 일화가 떠올랐다.

이탈리아 북부 파도바시의 한 대학생이 교황님께 편지 한 통을 보냈다. 그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득 담긴 편지였는데 그 학생은 아마 이 편지가 교황님께 전달되리라고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어느날 학생의 전화가 울렸다. 교황님이었다.

교황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은 학생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항공사 직원이 교황님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던 것처럼 그 학생도 그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몰랐을 것 같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며 자선을 베푸는 사람들은 많지만

상대방과 자신이 똑같아짐으로써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천하는 사람들은 세상에 몇 안될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고 행복이다.

두 교황에서 나온 대사 몇개를 이탈리아어로 남겨본다.

1. 신부님, 담배 피우는 동안 기도해도 될까요?

Padre, è permesso pregare mentre si fuma?

2. 어리석은 농담이구먼

Una barzelletta scciocca.

3. 같이 있으니 좋군요

Mi piace la compagnia.

4.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Non avere paura, perchè io sono con te, sempre.'

5. 유니폼이 매우 불편할 텐데요. 아주 덥죠?

L'uniforme deve essere molto scomoda. Molto calda.

6. 여기에서 만나나요?

Dovrò incontrarlo qui?

7. 먼저, 혼자 식사하지 않겠어요.

Beh, intanto non mangerei da solo.

8. 예수님은 항상 빵을 나누고 사람들을 먹이셨잖아요.

Gesù non faceva che spezzare pane e nutrire gli altri.

9. 은행을 개혁하겠어요.

Io riformerei la banca.

10. 가끔 사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와요. 아주 이상해요.

Noti delle piccole cose. È molto strano.

11.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Questo mi dà grande conforto.

12. 당신이 적임자요. 난 물러나겠소.

Sei la persona giusta. Sto per dimettermi.

13. 교황은 사임할 수 없는 자리에요.

I papi non si possono dimett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