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성당의 수 많은 조각들 제가 읽을 수 있을까요? 알면 보인다.

2020. 2. 21. 23:41인문학 채우기

산 지오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 in 로마 (로마 주교좌 성당)

오늘은 유럽 성당에서 자주 보게 되는 부조, 조각에서 찾을 수 있는 '이콘'(도상)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글에서 모든 성인들을 다룰 수는 없지만 가장 핵심적인 인물들과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을 위주로 다루겠습니다. 

 

먼저 로마의 주교좌 성당, 바로 산 지오반니 인 라테라노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약 1700년전 이 성당이 위치한 곳에는 로마 제국시대에 라테라누스라는 씨족의 저택이 있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라테라누스 씨족의 플라티우스 라테라누스는 황제 네로에 반대하는 음모를 꾸미다 고발당해서 그의 재산을 모두 몰수당하고 말았죠.

이후 라테라노 궁전은 기독교 공인으로 유명한 콘스탄티누스 1세 황제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라테라노 궁전 건물을 로마 주교에게 넘겨주게 됩니다. 

그래서 이 때부터 건물은 교황이 거주하는 궁전이 된 셈이죠. 그 옆엔 대성당이 세워집니다.

324년 교황 실베스트로 1세가 하느님의 집으로 선포하고 봉헌했으니 베드로 성당의 봉헌(333년)보다도 10년이나 빨랐던 것이죠.

 

 

라테라노 성당의 위치는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살짝 외진 아우렐리아누스 성벽과 가깝기 때문이죠.

이후 오랜 시간 황제들과 귀족들이 수 많은 봉헌을 했고 이 곳은 황금의 교회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하지만 455년 반달족이 로마를 약탈할 때 성벽과 가까운 위치 탓에 대성당의 수 많은 보물들을 약탈당할 수 밖에 없었죠. 

그 후, 지진/화재/아비뇽 유수 등 수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모습에서 초기 교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교회를 재건하기 위해 공모전을 열었고 그때 당선작인 알렉산드로 갈릴레이의 설안의 모습입니다.

당시 유행했던 신고전주의 양식이죠. 

정면의 기둥만 보아도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신전을 연상케하고 고대인들이 추구했던 심플한 선으로 이루어져 고결한 느낌을 주는 파사드(성당 정면)입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시선 강탈하는 6미터 높이의 조각상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당시 로마에서는 후원활동 및 개종을 권하는 반종교개혁의 교회 활동으로 인해 현혹적이고 과시적이며 장식적인 예술인 '바로크' 양식이 유행했는데 이런 바로크 양식의 조각, 회화, 건축물들을 보면 너무나 화려하고 풍성하고 장엄해서 저절로 경외심에 휩싸이게 됩니다.

경외심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지는 마음까지 불러일으키죠. 

이러한 바로크 양식으로 12사도 대형성상은 1718년 완성되었고 특이점은 12사도 중 마티아가 빠지고

바오로 성인의 조각상이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성당 중심부를 바라보고 왼쪽 라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성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12제자 중 '사도 시몬'을 만나게 됩니다.

시몬은 회화작품에서도 종종 '톱'을 든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보통 이런 도구들은 성인들이 순교당한 방식을 의미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시몬은 기둥에 거꾸로 매달려 사타구니에서부터 머리까지 톱으로 육신이 두 동강이 나는 형벌을 당하여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다음은 '사도 바르톨로메오'입니다. 조각을 자세히 보시면 그가 들고있는 '천'처럼 생긴 곳에 얼굴이 새겨져있습니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천이아니라 살가죽입니다. 바르톨로메오 성인은 산 채로 살가죽이 벗겨지고 십자가에 못박힌 채 참수형을 당해 순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그림이나 조각이든 칼과 벗겨진 살가죽을 들고 있다면 성 바르톨로메오를 기억하시면 됩니다.

바로 아래 그림처럼 말이죠.

다음은 '사도 소 야고보'입니다. 12사도 중 야고보가 2명이기 때문에 구분하기 위해서 '소 야고보'라 불립니다. 그의 행적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나 멀리까지 선교 활동한 성인들은 보통 지팡이가 '이콘'(도상)으로 등장합니다.

지팡이와 두 다리고 셀 수 없이 긴 시간을 걸어다니며 선교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다음은 '사도 요한'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사도 중 한명입니다. 요한 복음서, 요한의 세 편지, 요한 묵시록의 저자입니다.

그의 얼굴은 다른 사도들과 달리 늘 매끈합니다. 어려보이고 노인의 모습이 아니라 늘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죠. 12사도 중 가장 어린 막내였기 때문입니다. 

또 그를 알아볼 수 있는 '이콘'은 '독수리'입니다. 이 독수리는 요한 복음서를 의미합니다. 독수리는 신의 분신이자 새 중에서 가장 높이 나는 새입니다. 그의 복음서는 예수님을 위풍당당한 모습, 마치 독수리처럼 묘사했다는 의미도 되고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예수님이 전한 궁극의 계명인 '사랑'을 가장 심도있게 집필한 복음서이기 때문에 가장 높이서 모든 것을 관망하는 독수리같이 집필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다음은 '사도 안드레아'입니다. 

성 베드로의 형제이자 예수님의 첫 제자이죠. 

그가 순교한 곳은 그리스 아카이아 지역의 파트라이라고 합니다. 그는 X자 십자가에 못박혀 순교했는데 스코틀랜드의 국기에 새겨진 X자 십자가(Saltire)를 성 안드레아 십자가라고 부릅니다. 전승으로 내려오는 이야기에는 그가 X자 십자가에 못박히길 원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도(Χριστός)의 첫 글자 모양에 못박혀 순교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앙제단까지 쭉 나아가서 제단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조각이 바로 '사도 베드로' 조각상입니다.

신약 성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자 사람을 낚는 어부, 제 1대 교황이죠. 그리고 그의 이름 정말 특별합니다. 이유는 그의 본래의 이름은 시몬이었고 '베드로'라는 이름은 예수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기 때문이죠. 그와 관련된 성경 구절 일부를 첨부합니다.

 

마태복음 16장 13절~20절의 내용입니다.

예수님은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러자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어떤 사람은 세례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엘리야라고 하며 또 어떤 사람은 예레미야나 예언자들 중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님이 다시 묻자

시몬 베드로가 '주님은 그리스도시며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요나의 아들 시몬, 너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것을 너에게 알리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시는 내 아버지이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 지옥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이다.

내가 하늘 나라의 열쇠를 너에게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며 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그리고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기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주의시키셨다.

 

예수는 그에게 "반석"이라는 의미의 아람어 '케파(ܟܐܦܐ، כיפא)'를 새 이름으로 주었다. 이 이름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면 페트로스(Πέτρος)가 되며 라틴어로 옮기면 페트루스(Petrus)가 된다. 이 복잡함은 개신교 성경에서도 '게바는 번역하면 베드로라'라는 표현으로 악명이 높다. 베드로는 결국 '반석'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언어고증을 살린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는 시종일관 베드로를 '케파'로 부른다. 서구권에서도 드물지만 이 단어가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스페인의 전 축구선수인 케파 블랑코(Kepa Blanco González)와 바스크권 빌바오 아틀레틱에서 활동한 골키퍼인 케파 아리사발라가(Kepa Arrizabalaga Revuelta)가 있다.

베드로의 이름은 다양하게 쓰이는데 영어의 피터(Peter),독일어의 페터(Peter), 프랑스어의 피에르(Pierre), 스페인어의 페드로(Pedro), 이탈리아어의 피에트로(Pietro)나 피에로(Piero), 러시아어의 표트르(Пётр), 체코의 페트르(Petr), 아랍어 부트루스(بطرس) 등. 언어에 따라서는 원형에 가까운 페트로도 쓰인다. 한편 여성형 이름은 페트라인데, 베드로와 달리 큰 변화 없이 전래되었다.

-출처 나무위키

 

적다보니 내용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 12제자 중 6명의 '이콘'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나머지 6명의 제자의 '이콘'과 재미있는 회화작품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만나요~